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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은 금⦁은⦁옥에 아름다운 명칭을 새긴 어보, 오색 비단에 책임을 다할 것을 훈계하고 깨우쳐주는 글을 쓴 교명, 옥이나 대나무에 책봉하거나 아름다운 명칭을 수여하는 글을 새긴 옥책과 죽책, 금동판에 책봉하는 내용을 새긴 금책 등이다.

이런 책보(冊寶)는 조선조 건국 초부터 근대까지 57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봉헌되었다. 1392년부터 1966년까지 570여 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책보를 제작하여 봉헌한 사례는 한국이 유일무이하다.

조선왕조의 왕위는 세습이었다. 국왕의 자리를 이을 아들이나 손자 등(또는 왕실의 승계자)은 국본(國本)으로서 왕위에 오르기 전에 왕세자나 왕세손에 책봉되는 전례(典禮)를 거쳐야 했다. 어보와 어책은 일차적으로 이와 같은 봉작(封爵) 전례의 예물로 제작했다. 이에는 통치자로서 알아야할 덕목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문구가 들어있다. 왕세자나 왕세손에 책봉되면 그 징표로 국왕에게서 옥인(玉印), 죽책(竹冊), 교명(敎命)을 받음으로써 왕권의 계승자로서 정통성을 인정받았다. 이들이 성혼한 경우에는 이들의 빈(嬪)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 왕세자나 왕세손이 국왕에 즉위하면 즉위식에서 왕비도 금보(金寶), 옥책(玉冊), 교명(敎命)을 받았다. 왕과 왕비가 죽은 뒤에는 묘호(廟號)와 시호(諡號)가 정해지면 시보(諡寶)와 시책(諡冊)을 받았다. 왕과 왕비가 일생에 걸쳐 받은 책보는 신주와 함께 종묘에 봉안되었다. 살아서는 왕조의 영속성을 상징하고 죽어서도 죽은 자의 권위를 보장하는 신물이었다.

책보는 그 용도가 의례용으로 제작되었지만 거기에 쓰인 보문과 문구의 내용, 작자, 문장의 형식, 글씨체, 재료와 장식물 등은 매우 다양하여 당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의 시대적 변천상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책보만이 지닐 수 있는 매우 독특한 세계기록유산으로서의 가치는 지대하다.

왕조의 영원한 지속성을 상징하는 어보와 그것을 주석(annotation)한 어책은 현재의 왕에게는 정통성을, 사후에는 권위를 보장하는 신성성을 부여함으로서 성물(聖物)로 숭배되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책보는 왕실의 정치적 안정성을 확립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인류문화사에서 볼 때 매우 독특한(unique) 문화양상을 표출하였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높은 기록문화 유산이라 할 수 있다.